요즘 감기로 제 몸이 힘듭니다. 작은 아이 독감 B형이 나아 좀 괜찮아진다 싶었는데 오늘 큰아이 독감 A형 진단받고 왔네요.  잘 넘어간다 했더니 도대체 어디서 온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어린이집 원장님하고 얘기해보니 큰아이 4세반엔 우리 아이만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독감은 고열만 신경 쓰고 아니겠지 설마설마했는데 병원에선 독감 예방 접종을 해서 열이 약하게 올랐다 괜찮았다 했던 거 같다고 원래 예방접종하면 약하게 올 수 있다고요. 약하게 와도 독감은 독감이니 타미플루 처방받고 어린이집은 당분간 며칠 못 보내겠어요. 다행인 건지 주말에 다음 주 수요일은 선거일이어서 어린이집 임시 휴원이고 이래저래 저랑 같이 지내다 어린이집 가야겠습니다. 며칠 전 저도 감기몸살이 제대로 와서 병원에서 약 처방받고 항생제 주사 맞고 해서 좀 괜찮아지나 했더니 또 콧물에 기침이 제대로 다시 왔어요. 아이들 아프면 제 몸이라도 괜찮아야 되는데 저도 같이 골골하고 있네요. 저녁에 잠자려고 애들하고 누우면 셋이서 기침하고 코 훌쩍거리고 어서 이 감기를 때어버려야 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저도 골골하고 있으니 애들 아빠가 안쓰러웠는지 청천 순대 가서 얼큰이 순대국밥 먹을 거냐고 물어보네요. 저는 바로 좋다고 했습니다. 전 힘들 땐 매운 걸 먹어줘야 몸도 정신도 좀 힘이 되는듯해요. 워낙 식성이 친정 아빠 닮아서 못 먹는 게 거의 없고요, 닭발, 순대 국밥, 불 날개 같은 매우 종류도 좋아하고 잘 먹습니다.  예전엔 운천 시장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이름이 직지 시장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애들 아빠는 시장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러 가고 전 청천 순대집 앞에 내려 바로 들어가 주문했습니다. "이모님~ 얼큰이 순대 국밥 두 개요. 하나는 순대만 주시고 청양고추 다져서 따로 주세요"하고 주문하고 자리 잡았습니다. 들어가서 메뉴판이랑 이것저것 사진 찍으니 이모님이 블로그에 올리려고 하냐고 물어보시네요. 고개를 끄덕였더니 블로그도 좋지만 입소문 좀 많이 내달라고 하십니다. 사실 애들 아빠가 많이 좋아해서 동생들이며 아는 지인들하고 술먹고 다음날 이곳으로 많이 가는 편입니다. 가끔 포장도 해서 먹기도 하고요. 포장해오면 양이 어마어마하거든요. 포장하실땐 미리 전화드리고 가면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죠. 참고로 일요일은 휴무이니 피해서 가시고요.

 

 

순대나 머리고기, 돼지 내장 부위 못 드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제가 아는 사람만 해도 여럿 있습니다. 제일 가까이 있는 애들 아빠도 순대는 먹어도 다른 부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순대만 넣어서 국밥을 먹어요. 카운터 아래 '본초강목 중에서' 라는 글이 있네요. ' 돼지피는 빈혈, 신경쇠약, 두통, 어지러움증에 좋으며 돼지 간은 간 기능저하, 간염, 빈혈, 야맹증, 시력감퇴에 도움이 된다. 돼지 내장은 납, 수은, 부자, 유황 등 여러가지 독을 풀어주고, 비타민 B1, B2, 아연 등이 들어있는 우수건강식품이다.' 

 

 

그 동안은 다니면서 메뉴판만 봤었나 이 글을 자세히 신경 쓰지 않아서 그랬는지 있는지 몰랐었네요. 순대국밥 한 그릇에도 많은 영양소가 들어가 있네요. 학창시절에 친정 아빠랑 시장에 가면 꼭 국밥집에 들러 순대국밥 한 그릇씩 먹고 왔었는데 제가 크게 탈 없이 건강하게 컸던 이유가 있었네요.

 

 

내부 사진입니다. 여기 옆으로 공간이 더 있는데 손님은 주로 여기로 받으시고 옆은 사람이 많을때 이용하시는 듯 합니다.

 

 

벽면에 음식문화 개선 캠페인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믿는 밥상, 웃는 세상" 직접 잔반을 한 곳에 모아 버려 주세요. 우리 식당은 음식 재사용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 예전에 이런 문제가 큰 이슈화도 됐었죠. 지금은 거의 찾기 힘들지만 그래도 이런 캠페인은 쭉 이어져 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얼큰이 국밥이 나왔습니다. 애들 아빠 뚝배기에 순대가 듬뿍 담겨 있네요. 다른 부위를 뺀 대신 순대를 더 넉넉히 넣어 주시더라고요.

 

 

지역마다 음식문화가 다 다른데요. 제가 살던 충남 공주는 소금이나 새우젓이랑 같이 먹는게 다인데 청주는 초고추장이랑 같이 먹는거 보고 처음엔 신기했습니다. 애들 아빠는 초고추장에 순대 찍어 먹고 전 새우젓 올려 먹었고요. 애들 아빠는 초고추장에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전 그냥 그렇더라고요. 먹고 자란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전 초고추장은 회 먹을 때나 무침 할 때가 좋은거 같아요. 고추는 맵지 않은 고추라 된장 찍어 같이 먹으면 맛이 너무 좋습니다.

 

 

이모님이 청양 고추를 푸짐히 다져서 주셔서 더 얼큰하게 먹었네요. 많은 양이었는데 애들 아빠랑 나누어서 다 먹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매운걸 너무 좋아하는거 같아요.  

 

 

이 사진은 애들 아빠가 순대 다 건져 먹고 밥 한 그릇 다 넣은 사진인데요. 전 천천히 먹다 보니 한꺼번에 넣으면 밥이 불어서 양이 너무 많아지는 문제가 있어 조금씩 넣어 먹는걸 선호 합니다.

 

사진만 봐도 속이 풀리는거 같이 않으신가요. 콩나물과 파, 청양고추와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져서 몸도 정신도 힘이 솟는듯합니다. 애들 아빠는 매운걸 먹으면 땀을 엄청 흘립니다. 전 땀은 안나는데 그 대신 콧물이 줄줄 흘러서 휴지로 닦아가며 열심히 먹었습니다. 이거 먹고 코가 펑 뚤렸는데 진짜 얼큰 시원한 얼큰이 순대국밥 한 그릇이면 감기몸살 날리는데 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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