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내리네요. 아이들은 개구리 우비 입고 장화 신고 어린이집에 등원 잘 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 비로 취소된 아이들 소풍을 간다고 하던데 뉴스에선 비 오고 기온이 좀 내려간다는 거 같네요. 요즘 낮에 더워도 너무 더워서 아이들 야외활동하기 좀 힘들 거 같았는데 오늘 비는 좀 반갑습니다. 비도 오고 오늘 같은 날엔 따뜻한 부침개, 칼국수, 수제비 생각나는 날이죠.



며칠 전 애들 아빠가 지인과 음주 후 카톡이 왔습니다. 칼국수나 수제비 먹겠냐고요. 시간은 이미 12시가 가까워져가는 시간이었지만 저도 야식을 좋아하고 저녁 10시만 넘으면 배도 왜 그리 고픈지 먹겠다고 했습니다. 저에게 무엇으로 먹을지 생각하라고 하고선 그 뒤론 조용하더라고요. 12시가 넘어가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 칼국수는 얼마 전에 먹었으니 수제비로 먹겠다고 했고 애들 아빠는 지금 주문 넣을 테니 바로 나오라고 하고 전화를 끊는 것입니다. 전 당연히 포장을 해 올 거라 생각했는데 애들 아빠는 포장은 원래 맛이 안 난다며 얼른 먹고 들어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한번 잠들면 쭉 푹 자는데 저희 집 돼지 곰탱이들은 번갈아 가며 새벽에 깨서 사실 밤에 둘만 두기가 걱정되는데 애들 아빠는 방을 따로 써서 설명을 해줘도 별로 생각을 안 해줍니다. 오늘 새벽만 해도 큰아이가 새벽 3시 조금 못 돼서 깨서 이불 덮어달라, 코 막힌다고 물티슈로 닦아달라, 물먹겠다고 징징거리냐고 거의 5시 전까지 실랑이하고 재우니까 작은 아이가 5시 넘어서 이불 달라고 징징, 베개 달라 징징 1시간가량 실랑이하다 잠들어서 전 오늘도 잠이 너무 쏟아지네요. 그날도 이미 두 번 작은 아이가 깼다 잠들었다 한 상황이라 전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주문까지 한 상황이었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급하게 나갔습니다.   



동네에 이모네 손칼국수라고 오픈 시간이 좀 늦지만 맛있는 칼국숫집이 있습니다. 거의 술 드시고 해장으로 많이들 오시더라고요. 그날도 가보니 식당 안에는 거의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가끔 칼국수가 생각나 먹고 싶을 때 오픈 시간이 늦어 좀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급하게 가보니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아직 수제비가 나오지 않았네요. 김치와 생채, 청양고추 다진 거와 양념장만 세팅돼 있네요. 애들 아빠는 이럴 줄 알았으면 수제비 나오면 전화해 줄껄하네요. 이미 전 나와 있는 상황인데 그런 얘기는 소용없죠. 조금 더 기다리니 수제비가 나오네요.



다른 식당과 다르게 이모네 손칼국수는 국물이 들깨가루가 들어간 것 같은 맛이 나고 국물이 더 진하고 걸쭉합니다. 그래서 더 고소하고 진한 맛이 사람들을 찾게 하는 비법인듯합니다.



청양고추 다진 거와 양념장 넣어 골고루 섞어 맛을 보았습니다. 손칼국수도 맛있지만 손 수제비도 너무 맛있습니다. 그전엔 냄비를 가져가서 포장을 해 온 적이 있었는데 양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포장은 가져오는 시간 때문에 좀 퍼져서 애들 아빠는 식당에서 직접 먹는 걸 더 좋아하고요. 전 퍼져도 맛있는 거 같아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어 포장이 좋네요. 이날 전 애들 때문에 부지런히 먹기 시작했습니다.

 


손 수제비 안에 들어있는 감자입니다. 포근포근하게 잘 익은 감자도 맛있고 국물에 북어인지 황태인지 조각도 보이고요. 호박도 채 썰어서 넣어 주셨고요. 메인도 좋지만 요런 야채들도 제 몫을 톡톡히 합니다.



수제비들은 손 수제비들이라 그런지 크기도 다 제각기 다르고 크기도 다 다릅니다. 쫀득하면서 국물의 맛도 배어있어 너무 맛있습니다. 그리고 크기도 제가 한 입으로 먹기도 적당하고요.

 


손 수제비에 김치를 올려서 한 입 먹으면 김치의 새콤하면서 아삭하게 씹히는 맛과 수제비에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너무 잘 어울립니다. 이날 생채를 세 번이나 가져다 먹었네요. 김치도 맛있지만 생채 또한 최고에 짝꿍이죠. 부지런히 국물까지 깨끗이 비우고 계산하고 나와서 급하게 걸어 집에 들어가서 현관문을 여는 순간 작은 아이에 징징거리는 소리가 들리네요. 방에 들어가 보니 앉아서 저를 찾고 있더라고요. 현관문 여는 소리에 깬듯했습니다. 작은 아이 다독여 재우고 저도 배부른 상태에서 꿀잠에 들어 썼네요.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발도 빨라지고 에너지 소비가 많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오늘 비도 오고 그 맛이 또 생각이 나네요. 애들 아빠한테 언제 또 가자고 이번에 포장으로 먹자고 얘기해야겠습니다. 벌써 점심시간이네요. 오늘 점심으로 칼국수나 수제비 한 그릇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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